'중동 리스크' 고물가 더 자극하나…"유가 130달러 갈 수도"

입력 2024-04-14 18:37   수정 2024-04-15 01:20


13일(현지시간)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 공격을 실행하면서 중동 지역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뉴욕 월가에선 국제 유가 상승이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꺾이지 않는 가운데 지정학적 불안정에 따른 유가 상승이 겹치면서 물가상승률이 다시 튀어 오를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이는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동시에 주요국 금리 인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욕증시 급락…‘공포지수’는 급등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국제 유가와 뉴욕증시는 지난주 출렁거렸다. 지난 1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이 장중 한때 배럴당 87.67달러까지 올랐고, 전장 대비 0.64달러(0.75%) 상승한 85.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6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배럴당 92.18달러까지 올랐고, 종가는 0.71달러(0.8%) 상승한 90.45달러에 마쳤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92달러를 웃돈 것은 5개월여 만이다.

중동 위기감에 뉴욕증시의 투자심리도 급속히 얼어붙었다. 지난 한 주 동안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급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주 대비 2.3% 내렸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56%, 0.45% 하락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2일 전날보다 16% 이상 급등하면서 1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종가 기준(17.31)으로는 작년 10월 31일 이후 최고치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몰려 국제 금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트로이온스당 2400달러를 넘어섰다. 12일 금 가격은 장중 트로이온스당 2448.8달러까지 올라 사상 최고 기록을 하루 만에 경신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고문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로 투자자가 미국 국채보다 금을 지정학적 위험 헤지(위험회피)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위험자산인 암호화폐는 급락했다. 14일 미국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오전 1시30분 기준 6만4298달러로 24시간 전보다 5.26% 떨어졌다. 비트코인은 이날 이란의 공습 개시 소식에 7% 이상 급락하며 6만2000달러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유가 상승 지속 땐 인플레 ‘비상’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불안정으로 국제 유가가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세 번째로 원유 생산량이 많은 데다 중동 산유국의 수출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국제 유가가 출렁거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CIBC프라이빗웰스의 레베카 바빈은 “이란의 직접적인 개입 시 중동 지역의 공급 혼란 가능성이 커진다”며 원유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콜옵션 매수 등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 유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세계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미즈호은행 싱가포르지사의 비스누 바라탄은 “전반적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며 에너지발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미국은 올해 1~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을 웃돌면서 시장에서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시점도 기존 6월에서 9월로 미뤄졌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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